05/21/2026
AI와 기독신앙
지난 수요일, Southbay 지역 목회자 연합회에서 주최하는 AI 목회 세미나에 다녀왔습니다. 30여 명의 목사님들이 함께 배우고 나누는 자리였는데, 나누는 시간에 가장 많이 나온 이야기는 이것이었습니다. "AI를 윤리적으로, 그리고 영성에 침해받지 않는 선에서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 참석한 목사님들 모두가 고민하고 있는 질문이었습니다.
저도 그 자리에서 이런저런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과학과 문명이 발달하면서 개인의 삶도, 가정의 모습도, 교회의 모습도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습니다. 세상은 그 변화를 따라오라고 요구합니다. 변화에 뒤처지지 않으려는 노력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닐 것입니다. 그러나 그 자리에서 한 가지 질문이 마음에 남았습니다. "우리가 변화를 따라가는 데 집중하다가, 정작 붙들어야 할 것을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신학자 폴 틸리히(Paul Tillich)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종교는 문화의 실체이고, 문화는 종교의 형식이다." 문화와 형식은 계속 바뀝니다. 그러나 그 안에 담겨야 할 실체, 즉 하나님과의 살아있는 관계는 어떤 시대에도 변할 수 없다는 뜻입니다. AI라는 새로운 도구를 쓰든, 전통적인 방식을 고수하든, 핵심은 그 안에 진정한 예배와 말씀과 기도가 살아있느냐 하는 것입니다.
사무엘상 16장에서 하나님께서 이새의 아들들 중 왕을 세우러 온 사무엘에게 이런 말씀을 하십니다. "내가 보는 것은 사람과 같지 아니하니 사람은 외모를 보거니와 나 여호와는 중심을 보느니라." (사무엘상 16:7) 사무엘의 눈에는 키가 크고 외모가 준수한 엘리압이 왕감으로 보였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 겉모습이 아니라, 마음 중심을 보셨습니다. 하나님은 지금도 우리의 예배 형식이나 사용하는 도구를 보시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담긴 우리의 마음을 보고 계십니다.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고, 예배 형식을 세련되게 바꾸고, 더 효율적인 시스템을 갖추는 것, 그 자체는 유익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안에 하나님을 향한 진실한 마음이 빠져있다면, 우리는 점점 그럴듯한 껍데기를 쌓아가는 일만 하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것이 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이고, 기도이고, 성도들 사이의 진실한 사랑의 교제입니다. 이번 한 주간, 분주한 일상 가운데서도 잠시 멈추어 이것을 점검해 보면 좋겠습니다. 화려한 겉모습보다 속이 살아있는 신앙이 되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