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04/2015
초부리에서 40년간 노숙생활을 하신 김씨 아저씨의 명의로 아파트가 있다는 황당한 소식을 읍사무소로부터 전해듣고 조사(?)에 나선 목사님은 그 재산의 실소유자가 김씨 아저씨의 조카라는 사실을 알게되었습니다.
알고보니 김씨 아저씨께도 가족이 있었습니다. 부모님은 오래 전 돌아가셨고, 친형이 김씨 아저씨를 집으로 돌아오게 하려 과거에 여러 노력을 하기도 하였지만 완강히 거부하는 김씨 아저씨로 인해 결국 포기하셨다는 시실을 알수 있었지요. 그 친형께서도 이제는 돌아가시고, 남아있는 유일한 혈육인 조카는 김씨 아저씨와는 일면식도 없는, 남이나 마찬가지인 사이였습니다. 아마도 세금 문제 등 개인적인 사유로 삼촌의 명의로 아파트를 구매하고, 재산세를 내는 등 관리를 해왔던 것 같습니다.
아파트 명의자로 기재되어 있는 연락처로 연락을 취해 그 조카분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목사님과 읍사무소 관계자가 그 조카분을 설득하기 위해 나섰습니다. 김씨 아저씨의 기초수급자 선정을 위해 협조를 부탁한 것이지요. 조카분께서는 처음엔 당황하신 기색이 역력했지만 그 분도 결국엔 명의 이전에 동의하실 수 밖에 없으셨습니다.
그런데 이 문제가 해결되기까지는 시간이 많이 걸렸습니다. 조카께서는 명의 이전에 동의는 하셨지만 여러 사정으로 그 시한을 계속 차일피일 미루셨고, 행정처리도 끝없이 지속되는 것만 같았습니다.
마냥 기다리기만 할 순 없어 목사님은 그러면 다른 혜택을 받게 해드릴 길이 없을까 길을 모색하던 중, 누군가 장애인 혜택에 대해 알려주셨습니다. 김씨 아저씨가 의사와 만나 정식으로 정신감정을 받아 장애 등급을 받으면 장애인으로 등록되어 여러가지 보호와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목사님은 당장 병원에 전화를 걸어 상담 예약을 잡았습니다. 그런데 아저씨와 함께 차를 타고 병원으로 이동하는 것 자체가 보통 일이 아니었답니다. 아저씨는 혹시나 자신을 나쁜곳(?)으로 데려가는게 아닌가 싶으셨는지 차량에 탑승 하는 것을 꺼리셨고, 겨우겨우
같이 가겠다는 약속을 하시고서도 목사님이 잠깐 한눈을 판 사이에 깜쪽같이 사라져버리기도 하셨지요!
결국 그렇게 몇번이나 숨박꼭지 같은 민남을 반복한 후에야 가까스로 김씨 아저씨를 병원으로 모실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무사히 의사 선생님의 소견이 담긴 서류를 준비할 수 있었습니다.
장애인 등급 판정을 위해 여러가지 서류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김씨 아저씨에 대해 여러가지 새로운 사실을 알 수 있었답니다. 김씨 아저씨께서 초등학교까지는 정상적으로 다니셨던 기록도 확인할 수 있었고, 심지어 목사님이 다니셨던 초등학교와 같은 학교라는
새로운 사실도 알게됐지요. 정장을 입으신 목사님이 김씨 아저씨께 깍듯하게 "선배님!"이라고 불러드리자 기분이 좋으셨는지 오랜 야외생활로 새카매진 김씨 아저씨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번졌습이다.
유난히도 추웠던 초부리의 겨울은 그렇게 느릿느릿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다음 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