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7/2026
고김승모님
청년노동자가 안타깝게 숨졌습니다. 유족들의 황망한 슬픔에
함께합니다.
비정규직하도급이 만연한 고용과 노동구조를 바꿈으로
산재를 막아야겠습니다.............
[ 성 명 ]
98년생 청년 비정규직 노동자의 죽음
기업의 욕심을 당연시 하는 사회에서 죽음의 외주화는 계속될 것
- HL만도 평택공장 청년 비정규직 노동자, 고 김승모 님의 명복을 빕니다
스물여덟 살 청년 노동자가 한순간에 목숨을 잃었다.
이른 아침 7시에 출근해서 점심을 먹고 오후 업무를 시작한지 얼마 안 되어서였다.
당일 고인의 업무는 머시닝센터(MCT)라는 커다란 상자 같은 기계의 윤활유를 점검하고 보수하는 일이었다. HL만도 평택공장의 해당 라인에는 15기의 MCT가 있다. 고인은 11호기의 작업이 마무리 될 무렵 12호기의 상태를 미리 확인해보라는 지시를 받았고 원래 작업은 2인1조로 이루어졌지만, 혼자 12호기로 들어갔다가 갑작스럽게 기계가 가동되면서 몸이 끼이게 되었다. 고인의 신체를 기계에서 빼내는 것도 쉽지 않았다.
원청은 작업을 서두르면서, 하청업체들이 혼재된 현장에 안전관리자도 배치하지 않았다
당일 아침 원청 HL만도의 ‘매니저’는 공기를 단축하여 작업을 이번 주 안에 마무리 해달라고 요구했다. 때문에 다음날 하게 되어 있던 12호기를 미리 확인하라는 지시가 내려진 것이다.
한편 12호기는 다른 하청업체에서 다른 작업을 마친 상태였다. 이에 시운전을 위해 가동을 하기 직전 고인이 12호기에 들어가게 된 것이다. 곧 기계가 가동될 것이라는 사실을 고인에게 알려주는 사람도 없었고, 12호기를 가동했던 작업자 역시 안에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채지 못했다. MCT에는 원래 안에 사람이 있으면 가동되지 않도록 인터록 장치가 되어 있지만 해당 기계는 구형이라 인터록 장치가 한쪽만 되어 있었다고 한다. 때문에 고인이 안에 있었지만 기계는 아무런 저항 없이 가동이 되었다. 이렇게 위험한 기계안에서 여러 하청업체가 근접해서 작업이 이루어지는 상황에서 현장에는 원청의 안전관리자는 존재하지 않았다.
또한 고인이 119에 실려가는 와중에도 노동조합에는 전혀 알리지 않아 우연히 한 조합 간부가 구급차를 보게 되어 한 발 늦게 사고 소식이 알려졌다. 단협에 따르면 중대재해가 발생하면 노동조합에도 알려야 하는데, 이를 무시한 것은 초기 대응에서 정보를 조작할 수 있는 시간을 벌고자 한 것이며, 이는 산재 은폐나 다름없다.
정규직을 채용하지 않고 외주화를 남발하는 HL만도
해당 공정은 문막이나 익산 같은 만도의 다른 공장에서는 정규직이 하고 있는 업무이다. 인원이 줄었을 경우 정규직으로 채용해야 한다는 노동조합과의 단협도 존재하지만 만도는 이를 지키지 않고 하청을 주었다. 고인이 소속된 하청업체인 피아로딕스의 사장은 만도의 정규직 노동자 출신으로 단 세 명으로 업체를 운영하고 있었다. 심지어 만도는 하청업체와 사전에 계약서도 작성하지 않은 채 일부터 시키기도 하는 등 다반사로 절차를 무시해왔다.
만도에서는 14년간 정규직 채용이 단 한명도 없었다고 한다.
정규직이 될 수 없었던 청년 노동자는 위험을 떠안고 일하다 미래를 잃었다. 그의 가족들은 함께했던 28년의 시간을 기억속에 묻어야 한다. 지난해 2025년 10월 피아로딕스에 입사해서 HL만도 평택공장에서 일하기 시작한지 채 1년도 되지 않았던 청년 노동자와 유가족의 꿈을 짓밟은 HL만도는 유가족 앞에는 나타나지도 않고 현장에 “현장 안전 수칙과 작업 절차 준수에 더욱 더 노력해 주실 것을 당부드립니다” 라는 내용이 담긴 대자보를 한 장 붙였을 뿐이다.
절차를, 원칙을 지키지 않은 것은 누구인가! 그리고는 또 피해 노동자의 탓으로 돌릴 것인가.
현장은 11, 12호기만 중지한 상태이다. 노동청 역시 곧바로 작업중지 명령 등 제 역할을 하지 않았다. 이후 유사한 전체 작업에 대한 작업중지 명령을 내리겠다고 했지만 아직 시행은 되지 않았다.
유가족은 참혹한 현장을 확인하고 노동조합에 교섭권을 위임했다.
그리고 평택의 안중장례문화원에 빈소가 마련되었다.
진상을 규명하고 재발방지를 위한 대책을 빠르게 마련하는 것과 더불어 유가족의 곁에서 함께하자. 이윤에만 눈이 먼 기업에 의한 죽음의 외주화를 막아내고 고인의 죽음을 애도하자.
2026년 7월 25일
김용균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