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4/2020
김윤찬 프란치스코 부제
4월 12일 [주님 부활 대축일]
코로나 19로 인해 어느 때보다 특별한 사순시기를 보내고 마침내 부활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녹양동 성당 교우 여러분들 모두 부활 축하드립니다!
지난 2월, 한국 땅에 천주교가 들어온지 236년만에 처음으로 주교회의의 결정에 따라 처음으로 공식적인 미사 중단 기간을 갖게 되었습니다. 힘든 시간 속에서도 의미있는 사순시기를 잘 보내주신 교우 여러분들에게 감사와 위로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부활은 파스카 축제의 기념이라고도 합니다. 그렇다면 ‘파스카’가 무엇일까요? ‘파스카’라는 단어는 ‘통과하다’, ‘건너가다’는 뜻의 히브리어 ‘페사흐’에서 유래했습니다. 파스카는 과거 이스라엘 민족들이 이집트의 종살이에서 해방된 사건을 기념하는 축제였습니다.
그렇기에 파스카 성야 미사에서는 부활의 의미를 잘 드러내 보여주는 제3독서인 탈출기의 말씀을 반드시 봉독하게 되어있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파스카의 본질은 기쁨과 변화에 있습니다. 먼저 파스카 축제는 그 자체로 기쁜 것입니다.
탈출기에서는 말 그대로 이집트로부터 탈출한 이스라엘 민족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하느님의 힘을 통해 고통스러운 이집트의 종살이로부터 해방된 이스라엘인들은 기쁨에 넘쳐 주님께 대한 찬미와 찬양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주님을 통해 억압에서 자유로, 고통에서 기쁨으로 건너가게 됩니다. 그렇기에 파스카는 그 자체로 기쁨과 환호를 자아내게 했습니다.
파스카는 또한 변화를 가져오는 것입니다. 이스라엘인들은 이집트로부터 해방되어 종의 신분에서 벗어나 주님의 선택받은 민족으로 변화합니다. 이전까지 천대받고 멸시받던 그들은 주님의 총애를 받는 세상에 둘도 없는 위대한 민족으로 변화하게 됩니다. 이러한 변화는 파스카가 가져다 주는 특별한 선물입니다.
예수님은 이러한 구약의 파스카를 새롭게 완성하십니다. 그분께서는 죽음에서 생명으로, 저승에서 하늘로 건너가십니다. 이러한 예수님의 변화는 우리에게 큰 기쁨입니다. 예수님께서 당신이 계신 곳으로 ‘지금은 아니더라도 나중에는’(요한 13,36) 오게 될 것이라 말씀하셨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 죽음을 이기시고 부활하셨기에 우리 또한 그 안에서 기쁨을 보게 됩니다.
우리 또한 삶 안에서 부활을 체험하게 됩니다. 사도 바오로는 로마인들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다음과 같이 이야기합니다. “그리스도께서 아버지의 영광을 통하여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되살아나신 것처럼, 우리도 새로운 삶을 살아가게 되었습니다.”(로마 6,4)
부활이라는 것은 사실 그리 대단한 것만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이전까지의 삶을 버리고 새로운 모습으로 살고자 하는 것 자체가 부활입니다. 부활은 우리 삶속에서 작지만 매일매일 일어나는 변화입니다.
자기 중심적인 삶에서 벗어나 다른 이들과 함께 살아가겠다는 마음, 그동안 잊고 지냈던 것들의 소중함을 깨닫고 다시금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고자 하는 것, 이기적이고 탐욕적인 것들로부터의 회개, 인간의 한계와 약함을 깨닫고 겸손하게 살고자 하는 마음 등 삶속에서 깨닫고 변화하는 것이 곧 부활의 삶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변화는 우리에게 참된 기쁨을 가져다 줍니다.
부활의 본질은 기쁨과 변화에 있습니다. 오늘부터 시작되는 부활 시기, 삶 속에서 작은 변화들을 통해 새로운 삶을 사는 부활의 기쁨을 누리시길 기도드리며 다시 한 번 주님의 부활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