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7/2026
미사강론
(2026. 7. 30. 목 / [녹] 연중 제17주간 목요일)
복음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3,47-53
그때에 예수님께서 군중에게 말씀하셨다.
47 “하늘 나라는 바다에 던져 온갖 종류의 고기를 모아들인 그물과 같다.
48 그물이 가득 차자 사람들이 그것을 물가로 끌어 올려놓고 앉아서,
좋은 것들은 그릇에 담고 나쁜 것들은 밖으로 던져 버렸다.
49 세상 종말에도 그렇게 될 것이다.
천사들이 나가 의인들 가운데에서 악한 자들을 가려내어,
50 불구덩이에 던져 버릴 것이다.
그러면 그들은 거기에서 울며 이를 갈 것이다.
51 너희는 이것들을 다 깨달았느냐?”
제자들이 “예!” 하고 대답하자, 52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그러므로 하늘 나라의 제자가 된 모든 율법 학자는
자기 곳간에서 새것도 꺼내고 옛것도 꺼내는 집주인과 같다.”
53 예수님께서는 이 비유들을 다 말씀하시고 나서 그곳을 떠나셨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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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17주간 목요일
(2026. 7. 30 ; 답십리 본당)
유다인의 율법 규정에는, 먹을 수 있는 음식과 먹을 수 없는 음식이 분명하게 구분된다. 이 규정은 시나이산에서 하느님께서 모세에게 하신 말씀에 들어 있는데(레위 11장), 이에 따르면 네 발 달린 짐승 중에서 굽이 두 쪽으로 갈라지고 새김질하는 동물만 먹을 수 있기에, 낙타나 토끼, 돼지 등은 부정한 동물로 여겨져 먹을 수 없었다. 물고기도 지느러미와 비늘이 있어야만 먹을 수 있었다. 따라서 뱀장어나 미꾸라지, 게, 새우는 먹을 수 없다. 그렇기에 어부들은 그물을 끌어 올린 후 선별작업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예수님 말씀처럼 율법 규정에 합당한 “좋은 것들은 그릇에 담고 나쁜 것들은 밖으로 던져 버렸다.”
그런데 이 비유의 핵심은 그물로 고기를 잡는 것에 있지 않고, 물가에서 좋은 것과 나쁜 것을 구별하여 나쁜 것은 버리는 데에 있다. 여기서 “그물”로 번역된 그리스어(σαγήνη)대로라면 저인망(底引網)을 가리킨다. 즉 떼 지어 다니는 고기를 대량으로 잡기 위해 두 배 끝에 그물을 고정시켜 움직이는 배로 그물을 끌어 그곳을 지나가는 고기들을 잡는 방식이기 때문에 그물이 지나가는 곳의 거의 모든 종류의 고기들을 잡을 수 있다.
그리고 “온갖 종류의 고기”(παντὸϛ γένουϛ)를 의미하는 그리스어는 각종 고기뿐만 아니라 저인망으로 잡을 수 있는 각종 모든 생물을 가리킨다. 이는 하느님 나라의 복음은 인종과 성별, 악인과 의인을 가리지 않고 모든 사람들에게 전파됨을 뜻한다.
한편, “좋은 것들은 그릇에 담고 나쁜 것들은 밖으로 던져 버렸다.”에서 “좋은 것”으로 번역된 그리스어(τὰ καλὰ)는 ‘적합한 것들, 쓸모있는 것들’이라는 의미이며, “나쁜 것”(τὰ σαπρὰ)은 ‘썩은 것들, 무가치한 것들’이라는 의미이다. 그런데 갓 잡아 올린 고기나 바다 생물이 썩었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기에 ‘무가치한 것들’이라는 의미로 쓰였다. 결국 “나쁜 것들”은 ‘무가치하고 쓸모없는 것들’을 뜻한다. 이런 의미에서 ‘세상 종말에 악한 자들’은 하느님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하느님의 나라에서 전혀 쓸모없는 “악한 자”라고 볼 수 있다.
“세상 종말에도 그렇게 될 것이다. 천사들이 나가 의인들 가운데에서 악한 자들을 가려내어”는 어부가 쓸모 있는 고기만 그릇에 담고, 쓸모없는 고기는 내버리는 것처럼, 세상 종말의 때에 있을 심판의 양상도 똑같다는 사실을 보여 준다. 여기서 “종말”로 번역된 단어(συντελεία)는 ‘완료, 완성, 끝, 종결’을 뜻하는 명사이므로, 여기서 심판의 때는 곧 종말의 때를 말한다. 그때에는 무엇보다도 ‘가려내는 작업’이 있게 된다. 여기서 “가려내다”는 의미로 번역된 그리스어(ἀϕοριουσιν)는 ‘경계를 지어 어떤 것을 다른 것들에서 구별하다, 분리하다.’라는 의미를 지닌 동사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뒤엉켜 존재하고 있던 악한 자들은 이제 의인들로부터 완전히 분리되어 의인과는 영원히 다른 운명에 던져지게 되는 것이다.
또 “불구덩이에 던져 버릴 것이다.”에서 “던져 버릴 것이다”로 번역된 단어(βαλουσιν)는 어부가 무가치하고 쓸모없는 고기들을 인정사정없이 던져 버리는 것처럼, 최후 종말의 심판자이신 하느님은 ‘의로움’이 결핍된 악한 자들에게 조금도 동정을 보이지 않고, 영원히 타오르는 불구덩이 속에 던져 버릴 것이다. 하느님의 자비의 마음은 세상이 끝나기 전까지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지만, 일단 세상이 끝나고 마지막 심판 때가 되면, 악한 자들을 향해 결코 열리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 “하늘 나라의 제자가 된 율법 학자는 자기 곳간에서 새것도 꺼내고 옛것도 꺼내는 집주인과 같다.”에서 “자기 곳간”은 직역하면 ‘그의 보물’, ‘그의 창고’라는 뜻인데, 비유적으로 교육과 훈련을 통해 축적한 지식의 마음을 가리킨다. 따라서 이 구절은, 집주인이 자기 창고에서 필요에 따라 오래된 것과 새로운 것을 자유롭게 꺼내 사용하며 가족 구성원들에게 마음껏 나누어 주는 것처럼, 하늘나라의 제자가 된 율법학자들은 옛 진리, 즉 구약의 가르침과 새 진리, 즉 율법의 근본 의미와 정신을 바르게 해석해 주면서 예수님의 가르침을 필요에 따라 적절하게 사용하고 교육할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마음을 가져야 할까? 그것을 분명히 해야 마지막 날 하느님의 그물에서 좋은 것으로 구분될 수 있는데, 그릇에 담겨지는 고기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채워야 할지 생각해 보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