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1/2021
코로나 바이러스와 해피바이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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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구장 김형신 이냐시오 신부
이제는 "코로나"라는 말을 떠올리면 머릿속이 지끈거릴 정도입니다.
너무나 많은 것들을 바꿔놓았고, 아직도 진행 중입니다.
'언제쯤 다시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라고 혼자 되뇌면서 착잡한 마음으로 현실을 바라봅니다.
수도자인 저희들에게는 무엇보다 신자들과 만날 수 있는 기회들이 줄어들었습니다.
고백성사를 위해서,면담을 위해서 오시는 분들은 거의 없으며, 외부의 본당에 강의나 미사 때문에 나가는 일도 없어졌습니다. 밖으로 나갈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듦으로 인해서,좋았던 점은 형제들끼리 자주 모일 수 있는 기회가 더욱 많아졌다는 것입니다.
예전에는 바쁜 사도직으로 인해, 공동체에 있는 형제들이 다 함께 모일 기회가 많지 않았지만, 이젠 식사 시간이 되면 테이블의 자리에 앉아있는 수사님들 때문에 식당이 곽 차는 느낌을 여러번 받습니다.'코로나 때문에 이런 좋은 점도 있구나!'라면서 우울한 마음을 달래 보지만, 식사가 끝나고 수사님들이 빠져나가면 마음 한편은 걱정으로 인해 뻥 뚫려 있는 듯 합니다.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무엇을 입을까 걱정하지 말라'고 예수님께서 말씀하셨기에, 예수님을 믿는 마음으로 현실을 주님께 맡겨드리는 게 옳지만, 제 자신을 들여다보면 매일같이 '오늘은 확진자가 몇 명이 나왔지?', '강화된 사회적 단계가 언제 풀리지?', '정부의 교회에 대한 방역 정책이 언제쯤 완화될 수 있을까?'라면서 신문이나 인터넷을 뒤지고 있는 모습입니다.
밖에 나갈 때마다 마스크를 챙기는 것이 습관이 되어버렸습니다.
마스크로 인해 느껴지는 답답함이 이젠 익숙해졌습니다. 이젠 마스크를 쓰고 있는 사람보다 오히려 마스크를 쓰지 않는 사람을 이상하게 쳐다보게 되었습니다.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이 이렇게 무서운 것이라는 것을 몸소 체험하면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코로나가 시작되고 나서 지금까지 우리는 이 '감염의 공포'속에서 살아오고 있습니다. 왜 공포감이 생기고 두려움이 생기는 걸까요? 이 바이러스가 전염이 잘 되기 때문에 그렇고, 또 이 바이러스로 인해 중태에 빠질수 있고, 자칫 죽음까지 위협 받을 수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래서 이렇게 무서운 바이러스를 우리는 두려워하고 어떻게든지 감염이 되지 않기 위해서 애쓰는 것입니다.
'만약에 이 바이러스가 "해피 바이러스"라면 어떨까?'라면서 즐거운 상상을 해봅니다. 이 바이러스에 감염이 되면 행복해지고 기뻐지는 그런 바이러스라면 어떨까요? 상상만 해도 즐거워집니다. 모든 것이 지금과는 반대로 흘러가겠죠? 거리를 유지하기보다는 더욱 거리를 좁히면서, 어떻게 더욱 많이 접촉하면서 한 사람이라도 더 감염시키려고 애쓰게 될 것입니다.
이 "해피 바이러스"는 상상 속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우리 가운데 퍼져 있습니다. "해피 바이러스"가 우리들 가운데 있다는 것이 얼마나 고마운 일인지요.
이 "해피바이러스"를 다른 말로 하면 "굿 뉴스(Good News)바이러스"라고 합니다. 예수님께서 우리들에게 전해주신 "복음"(Good News)이야 말로 진정한 "해피 바이러스"입니다. 이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지는 삶이어도, 안식을 얻을 수 있습니다. 마음이 가난해도 하늘나라를 차지할 수 있고, 슬퍼해도 위로를 받을 수 있습니다. 모욕을 당하고 박해를 당해도 하늘나라에서 큰 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신덕', '망덕', '애덕'의 '향주삼덕'을 마음속에 자라도록 해주고, 세상의 온갖 헛된 유혹에 대하여 강한 내성을 지니도록 해줍니다. 속옷을 원하는 자에게 겉옷까지 내어줄 수 있고, 천 걸음을 같이 가자고 하는 이에게 이천 걸음까지 같이 갈 수 있으며, 원수까지 사랑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결국 우리를 하느님처럼 완전한 사람이 되도록 해줍니다.
코로나가 아무리 강한 전파력을 지니고 있고, 잘 죽지 않는 강력한 바이러스라 하더라도 "복음"이 지닌 강력함에는 비할 바가 못됩니다. 우리는 이미 "복음"이 지닌 이 강력한 전파력과 생명력을 가지고 세상 속에 뛰어 들어가야 하는 것이 바로 우리들의 임무입니다.
무엇보다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먼저 찾아가야 하겠습니다. 그들의 마음속에 예수님의 사랑이 천천히 퍼져 나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최고의 방법은 더욱 낮아지고 겸손해지는 것입니다. 코로나 19바이러스로 인하여 많은 불편을 겪고 있는 현실입니다.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 어둠의 터널 속을 지나고 있지만, 행복한 바이러스, 즉 주님의 기쁜 소식이 우리 마음속에 깊이 새겨져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사도바오로는 다음과 같은 말씀을 하십니다.
“나는 어떻게 해서든지 몇 사람이라도 구원하려고, 모든 이에게 모든 것이 되었습니다.”
(1코린 9,22)
주님께서 우리에게 맡겨주신 복음 선포의 사명을 위해서 주님과 함께 앞으로 나아가야 하겠습니다.
'가르멜 중국선교 회보 5호'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