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01/2026
페이스북을 하지 않은 지 오래되었습니다.
그러나 어제 나주혁신장로교회 공동의회에서 결정된 저의 진로를 나누기 위해 다시 이곳을 열어 봅니다.
2014년 6월, 한 가정집에서 박용주 목사 가정을 중심으로 시작된 나주혁신장로교회.
지난 주일 공동의회 기준 세례등록교인 중 18세 이상 등록교인이 186명이었습니다.
미성년 세례교인까지 포함하면 약 200여 명의 세례교인, 그리고 다음 세대 170여 명이 매주 예배에 참여하는 교회로 자라났습니다.
어제 공동의회의 안건은 ‘분립개척건’이었습니다.
교회를 개척하고 12년 7개월 동안 섬겨 온 제가 다시 개척을 나가는 계획이 포함된 안이었습니다.
결과는 92% 찬성.
저에게는 놀라운 숫자이며, 그 자체로 감사의 고백이 되는 수치입니다.
담임목사가 분립개척을 한다는 소식을 듣고 목회자 지인들의 반응은 크게 둘로 나뉘었습니다.
축복과 격려를 보내 주신 분들도 계셨지만, “과연 교회를 위한 선택인가?”, “지금 교회를 위험에 빠뜨리는 것은 아닌가?”라며 우려를 표현해 주신 분들도 적지 않았습니다(모두 저와 교회를 사랑해서).
그러나 2014년 11월 임직식 이후부터 저에게 주신 하나님의 부르심은 점점 더 분명해졌습니다.
저는 개척자(planting pastor)로 부르심을 받았다는 확신을 주셨습니다.
그 부르심에 순종하고자 2015년 3월 교회에 제 뜻을 나누었고, 이후 저와 아내의 건강 문제로 논의가 잠시 멈추었다가, 지난 10월부터 다시 교회적으로 논의를 이어 갔습니다.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이미 자리를 잡아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교회의 담임목사가 개척을 나간다는 사실이 교우들에게 큰 부담이었습니다.
분립개척이라는 단어만으로도 많은 두려움과 불안이 찾아왔습니다.
리더십 전환에 대한 염려, 영적 우정을 잃을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그 마음을 먼저 채웠기 때문입니다.
한편으로는 “교회에서 어려운 일과 관계가 있으니 마음 편한 사람들과 다시 개척하려는 것 아니냐”는
오해의 시선도 있었습니다.
분립개척준비위원회와의 구체적인 논의 과정 속에서 저도, 위원회도 각자의 도전 앞에 서야 했습니다.
저는 무엇보다 보상심리와 싸워야 했습니다.
사람들의 반응 하나하나가 지난 13년 사역의 성적표처럼 느껴졌습니다.
지지를 통해 내 지난 사역을 인정받고 싶어 하는 마음,
재정의 많고 적음을 보호하는 사랑의 크기와 연결해서 해석하려는 연약함이 제 안에 있었습니다.
고민이 깊어지던 중, 르비딤에서 모세가 바위를 치는 본문을 통해 하나님께서 제 마음을 치셨습니다.
“용주야, 너의 감정을 앞세우지 말아라.
이 과정을 통해 나의 거룩함을 드러내면 좋겠구나.”
주님은 제 안에 있는 보상심리를 드러내셨고 교회를 보호하는 결정을 하도록 인도하셨습니다.
그래서 분개위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파송할 때 한 번만 헌금해 주세요. 그 이후에는 어떤 재정적 지원도 받지 않겠습니다.”
그 말은 멋있어 보이기 위해 한 말이 아니었습니다.
떠나는 담임목사로 인해 불안해하고,
마치 영적인 아버지가 자신들을 두고 떠나는 것처럼 느끼며 아파하는 교인들의 마음이 너무 이해되었습니다.
아버지가 떠나는 것도 힘든데, 재정 문제까지 감당하게 할 수 없었습니다.
주님은 보상심리로 가득했던 저를 고쳐 교회를 보호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바꾸어 주셨습니다.
물론 제 죄성은 여전히 그 마음을 갉아먹고 있었지만, 주님은 그 부족함 속에서도 일하고 계셨습니다.
분립개척준비위원회 역시 쉽지 않은 도전 앞에 서 있었습니다.
그러나 제 마음을 진솔하게 나누었을 때,
하나님은 그들의 마음에도 역사하셨습니다.
교회를 지키고자 하는 마음에서 출발한 그들이
저를 보호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변화되었습니다.
이 과정은 두 번의 전교인 설명회에서도 반복되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하나님은 교회 전체의 마음을 움직이셨습니다.
투표 결과를 보며 온 교회가 함께 놀랐습니다.
92%!!!
그 숫자는 단순한 결과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마음을 모아 주신 결과였습니다.
모든 과정 속에서 교회의 하나 됨을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했습니다.
화평이 깨지지 않도록, 늘 기도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숫자를 하나님의 응답으로 받습니다.
이제 저는 1월 중 성인 20명의 개척 멤버를 구성하려 합니다.
2월과 3월에는 그들과 함께 준비하며
4월 중 파송예배를 드리게 될 것입니다.
나주혁신장로교회는 청빙 절차를 진행합니다.
이미 어느 정도 과정이 진행되고 있으며
예비하신 목사님을 하나님께서 세우실 줄 믿습니다.
부족한 종의 걸음을 기도해 주십시오.
떠남이 끝이 아니라,
보내심이 되도록 말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남겨진 교회와 떠나는 교회 모두가
서로를 축복하며 앞으로 나아가는 아름다운 이야기를 쓰게 되기를 소망합니다.
나주의 기쁨, 나주혁신장로교회 박용주 목사가 지인들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