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산나교회

호산나교회 부산시 강서구 명지동에 위치한 호산나교회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 입니다.

23/05/2026

복음은 가족을 통해 흐른다!

오늘은 주일이면서 석가탄신일이어서 영적인 전쟁이 사뭇 치열한 날입니다. 특히 부산은 불교의 영향력이 아주 강한 곳이어서 이 싸움을 실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인지 미국에서 알던 한 성도님 생각이 났습니다.

그분은 처음 교회에 방문하신 분으로, 담임목사인 저와 만나는 자리에 와서 자신의 신상을 적는 용지에 자기 이름을 ‘정각’이라고 적었던 분이었습니다. 이름이 너무 특이해서 본명이시냐고 물었더니 저에게 아주 당당하게 ‘법명입니다.’라고 말했던 분입니다. 좀 당황스러웠지만, 나름 목회의 내공이 있었기에 그러시냐고, 불자이신 것 같은데 교회 예배에 함께 해 주셔서 너무 감사하다고, 여유있게 받으면서도 속으로 기도가 나오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알고 보니 그분은 미국에 이민을 와서도 일 년에 한 번씩 한국에 나와서 절에 들어가 특별한 시간을 가질 정도로 아주 독실한 불교 신자이셨습니다. 그런데, 감사하게도 부인 되시는 분은 정말 신실한 신앙인이었고, ANC에 아주 열심히 출석하며 남편을 위해 눈물로 기도하는 아비가일같이 지혜로운 분이셨습니다. 그래서 남편이 강요하면 더 반대로 나가는 사람인 것을 알기에 강요하지 않고 기도하면서 남편을 잘 섬겼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이분이 갑자기 부인이 교회에 가서 무엇을 하는지 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자기는 불심이 강하니까 절대 꺾이지 않을 것이라는 영적인 교만도 한 역할을 하면서, 이분이 교회 예배에 나와서 뒷자리에 혼자 앉아 있게 된 것입니다. 그렇게 몇 주를 나오다가 무슨 깡다구인지, 성령의 역사인지, 자기 발로 담임목사와 만나는 자리에까지 와서 자기 이름을 법명인 ‘정각’이라고 적어 내는 도발까지 하게 된 것입니다.

그런데, 복음이 얼마나 위대하고, 아내 집사님의 기도가 얼마나 힘이 있었는지, 몇 달 지나지 않아서 그분은 결국 매 주일 아내와 함께 나란히 앉아 예배를 드리고, 신심이 있어서 그런지 말씀에 아내보다 더 깊이 은혜를 받으면서 진실한 신앙인으로 변화되고 자라게 되었습니다. 그분이 세례를 받을 때, 아내 집사님은 정말 많이 우셨고, 그런 아내를 보면서 그분도 정말 많이 우셨습니다. 그리고 그 모든 이야기를 알고 있는 저도 집례하면서 울었습니다.

10년 전에, 제가 하나님의 뜻 가운데 ANC를 떠날 때, 저에게 다가와 눈물 글썽이며 감사했다고, 사랑한다고 인사를 하시던 그분의 모습은 저에게 가장 아련하면서도 가장 행복한 그런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 그분의 이야기를 떠올리면서, 제가 한가지 다시 확인하게 된 것은 가족입니다. 그분이 그렇게 놀랍고 아름답게 변할 수 있었던 것은 가족이, 그 아내가, 온전한 복음의 통로가 되었기 때문이니까요. 우리 주변에 있는 수많은 아름다운 신앙의 사람들의 이야기와 동일하게 말입니다.

복음으로 변화된 아름다운 분을 생각하며, 유진소 목사

16/05/2026

미꿈소 비전센터!

지난 주중에 한번은 차로 교회에 가면서 손자 라함이와 손녀 라본이 선교원 등원을 시켜준 일이 있었습니다. 며느리도 도와줄 겸, 손주들과 행복한 메모리를 만들기 위해서 모처럼 그렇게 한 것입니다.

그런데, 교회 옆 로터리를 돌아가는데 라함이가 미꿈소 비전센터 건물이 공사를 위해 가리고 있던 것들을 치우고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자, 나름 감탄하면서 ‘와, 유진소 센터 보세요!’ 그러는 것이었습니다. 순간 저와 아내가 무슨 말인가 해서 ‘뭐라고?’ 그랬더니, 라함이가 건물을 가리키며 ‘유진소 센터 말이에요.’라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순간, 너무 우습기도 하고 당황스럽기도 했습니다. 라함이는 아직 글을 모르니까 사람들이 ‘미꿈소 비전센터’라고 말하는 것을 들으면서, ‘미꿈소’라는 이것이 잘 모르는 말이니까, 아마 그것을 ‘유진소’라고 생각한 것 같습니다. 둘 다 ‘소’자로 끝나니까... 그래서, 아내가 라함이에게 저것은 ‘유진소 센터’가 아니라 ‘미꿈소 비전센터’라고 알려주면서 따라 하도록 맹훈련을 시켰습니다.

그런데, 라함이의 그 귀여운 헷갈림이 제게 계속 남아서 많은 생각을 하게 했습니다. 처음에 들었을 때에는 자칫 권력자들이 어떤 건물을 짓고 자기 이름을 붙이는 것처럼, 그렇게 오해를 받으면 어떻게 하나 싶은 당혹스러움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라함이에게 유진소가 아니고 ‘미꿈소’라고 단단히 가르쳐준 것이지요.

그런데, 교회에 와서 제 목양실에 앉아 가만히 생각을 하는데, 하나님께서 제 마음에 ‘유진소 비전센터 맞잖아.’ 그러시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면서 주시는 감동이 저의 업적을 자랑하려고 붙이는 그런 이름의 의미가 아니라, 제가 하나님께 감동받고 기도하면서 그렇게 시작하고 건축한 것이니까..., 그리고 거기에 제가 하나님께 받은 호산나교회의 꿈과 비전이 담겨 있는 것이니까..., 무엇보다, 건물을 완공하고 끝이 아니라, 그 건물에서 하나님이 주신 그 비전이 이루어지도록 제가 계속 기도해야 하는 곳이니까..., 저에게는 ‘유진소 비전센터’가 맞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생각하니 ‘미꿈소 비전센터’는 저만 아니라, 이 건축에 함께한 우리 호산나 모든 성도들이 자신의 이름을 넣어서 불러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호산나의 모든 성도들이 미꿈소 비전센터에서 다음 세대를 위하여 펼쳐질 하나님의 아름다운 역사를 자신의 꿈과 비전으로 품고, 그것을 위해 정말 힘을 다하여 기도하고 또한 헌신함으로, ‘미꿈소 비전센터’를 자신의 이름을 넣어서 부르는 것에 민망해하지 않고 자신 있게 그렇다고 할 수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여하튼, 저는 이제부터 미꿈소 비전센터를 저 스스로에게는 ‘유진소 비전센터’라고 부르겠습니다.

손자를 통해 들려온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유진소 목사

09/05/2026

우리가 잊어서는 안 되는 것

어버이주일을 맞아서 문득 떠 오른 말은 ‘너희가 방금 코코넛 나무에서 떨어진 것 같니?’라는 말입니다. 지난 미국 대선 당시에 유행했던 소위 ‘코코넛 밈’입니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엄마가 자주 했던 말이라는 이 말의 의미는 이 세상의 모든 사람은 그 부모의 희생과 헌신 가운데 성장한 것이라는 것입니다. 자신이 이제 장성하니까 혼자 큰 줄 알지만, 누구도 그럴 수 없다는 것입니다. 다 부모의, 혹은 부모 세대의 피땀 어린 수고와 헌신이 있었기에 지금 이렇게 살고 있는 것이라는 것이지요.

이 코코넛 밈이 떠오르면서, 저는 오늘 특별히 저의 부모님, 특히 아버님 생각을 많이 하게 됩니다. 지난 어린이날에 가족들을 다 데리고 천안 병원에 가서 뵈었던 그 모습이 너무 아리게 제게 남아 있어서 그렇습니다. 그러면서, 오늘날 제가 있을 수 있도록, 그래서 우리 가족이 있을 수 있도록, 아버지가 얼마나 힘들고 지난 했던 시간들을 견뎌주셨는가 생각하면서 가슴이 뭉클하도록 감사하고 죄송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특히, 생각만 하면 울컥하는 기억은 농촌에서 땅을 팔아 도시로 나왔다가 알량한 그 재산을 사기당하고, 그래서 모든 것을 잃어버리고 우리 온 가족이 다 길에 나 앉았을 때입니다. 어린 저야 아버님이 계시니 그렇게 힘들지 않았지만, 아버님은 얼마나 힘드셨을까요? 그야말로 막막하고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을 정도로 절망스러운 마음이셨겠지요.

그러나, 그때 아버님은 그 어깨 위에 저희 일곱 식구를 다 짊어지고 막노동부터 시작하셨습니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일하셨습니다. 손에 지문이 다 달아서 주민등록증 갱신이 안 될 정도로 열심히 일하셨습니다. 그것이 생각할수록 정말 감사한 것입니다. 그때 포기하지 않아 주셔서, 절망하지 않고 낙심하지 않아 주셔서, 살아내 주시고 버텨 주셔서... 그래서 지금 제가 있고 우리 가족들이 있으니까요.

이런 생각이 들면서, 제가 정말 죄송한 것은 아버님의 그런 수고와 헌신을 잊고 살았다는 것입니다. 그런 사랑에 감사하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자녀들에 대하여는 정말 감사하면서도(물론 그것도 정신 차릴 때만 하지만), 나를 지금까지 있게 한 부모님께 대하여는 하나님께 제대로 감사한 적이 없었다는 것입니다. 그야말로 제가 코코넛 나무에서 방금 떨어진 줄 알고 살았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하나님의 그 깊은 사랑을 이렇게 받았음에도 그것을 깨닫지 못하고, 혼자 힘으로 산 것처럼 생각하면서 저의 인생에 대하여 진한 감사를 드리지 못하고, 그렇게 많이 억울해하면서 원망했던 것입니다.

부모님이라는 존재는, 그분들이 신앙이 있든 아니든, 혹은 정말 최선을 다하셨든 아니든, 우리가 결코 부정할 수 없고 잊어서는 안 되는 우리 하나님의 세밀하고 신실한 사랑인 것을 어버이주일을 맞아 다시 한번 깨닫습니다.

어버이주일에 아버님의 그 수고와 헌신을 생각하면서, 유진소 목사

02/05/2026

하나님 나라 메모리

2026년 어린이 주일입니다. 해마다 오는 그런 주일이지만, 올해 특별히 더 마음에 와닿는 것은 미꿈소 비전센터의 준공을 앞두고 있어서입니다.

미꿈소 비전센터의 건축을 시작할 때에는 ‘어떻게 지어야 할까?’ 그것에 마음이 가 있었지만, 이제 준공을 앞두고 있으니까 ‘어떻게 아름답게 사용할까?’ 그 생각이 훨씬 더 큰 거룩한 부담으로 다가옵니다. 그래서 오늘 어린이 주일도 그런 거룩한 부담을 가지고 ‘주님, 어떻게 해야 할까요? 무엇을 원하십니까?’ 기도하고 여쭈었는데, 제 마음에 들려온 주님의 음성은 ‘하나님의 나라가 이런 자의 것이니라.’라는 말씀이었습니다.

사람들이 예수님께서 만져주심을 바라고 자기의 어린 아기들을 데리고 왔을 때, 제자들이 꾸짖었습니다. 그 당시의 문화나 사회 분위기, 그리고 예수님이 예루살렘에 올라가 왕이 되실 것이라는 허황된 기대 때문에 제자들이 그렇게 행동을 한 것이고, 그것은 그 당시로 보면 당연한 그런 것이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그런 그들에 대하여 노여워하시면서 ‘어린 아이들이 내게 오는 것을 용납하고 금하지 말라.’라고 하시고, 이어서 하신 말씀이 ‘하나님의 나라가 이런 자의 것이니라.’라는 이 말씀인데, 바로 이 말씀을 주신 것입니다.

이 말씀에 대하여는 여러 가지 해석들이 가능하고, 그것을 오늘 설교를 통하여 나누겠지만, 그 이전에 이 말씀은 제게 아주 엄중한 소명과 사명으로 다가왔습니다. 이 교회가 우리 사랑하는 자녀들에게 하나님의 나라이어야 한다는 거룩한 사명 말입니다.

음식은 메모리로 먹습니다. 대부분 맛있고 좋아하는 음식은 과거에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음식만 그런 것이 아니라, 삶도 그렇습니다. 행복하고 아름다웠던 기억이 그 삶의 소망과 갈망이 되고 그 삶을 성공적으로 살게 하는 것입니다.

이런 면에서, 삶에 가장 중요한 요소인 신앙은 정말 그렇습니다. 어린 시절 교회에서 경험했던 하나님의 나라가, 그의 평생에 신앙의 가장 아름다운 뿌리가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혼동되고 어려운 세상 가운데 살면서도 삶의 아름다운 중심을 잡을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저는 분명히 그렇습니다. 저의 주일학교 때의 그 아름다운 기억이, 제 삶과 신앙의 가치를 만들었으니까요.

그래서, 우리에게 주신 많은 자녀들에게 우리 호산나교회는 하나님의 나라이어야 합니다. 교회 생활하는 것이, 교회에서 배우고 누리는 것들이, 무엇보다 사랑하는 부모님과 선생님을 통하여 체험하는 것이, 하나님의 사랑과 존중, 바로 하나님의 나라이어야 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나라가 이런 자의 것이니라.’ 지난 한 주간 내내 제 가슴을 울렸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계속 거룩한 부담으로, 그리고 말할 수 없는 축복으로 제 마음을 채우고 있습니다.

자녀들을 위하여 하나님의 나라의 거룩한 소명을 받은, 유진소 목사

11/04/2026

God is good!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극적으로 2주간이지만 휴전을 했습니다. 이 전쟁에 대하여, 보는 관점에 따라 여러 가지 해석과 평가가 있겠지만, 많은 사람에게 피해를 준 참 안타까운 이야기인 것은 분명합니다. 경제적인 어려움을 준 것도 그렇지만, 계속되는 전쟁의 소식들은 사람들의 마음을 두렵고 불안하게 해서, 모두의 삶을 힘들게 했습니다.

그런데 지난 주간, 전쟁의 뉴스인데 전혀 다른 이야기가 모든 매스컴을 뒤덮었습니다. 그것은 미국의 전투기가 피격을 당했고 조종사와 무기체계 장교 두 사람이 탈출해서 이란 한복판에 떨어졌는데, 그 둘을 구출한 이야기였습니다.

특히 그중에 48시간이나 걸려 구출한 무기체계 장교의 구출 이야기는 말 그대로 영화같은 이야기였습니다. 그래서, 모든 매스컴은 이 뉴스를 앞다투어 보도했던 것이지요. 그런데, 여기에 매스컴이 슬쩍 지나가 버린 정말 놀라운 신앙의 이야기가 있어서 그것을 함께 나누려고 합니다.

비행기에서 비상 탈출한 그 장교는 부상을 입은 채 이란군의 추격을 피해 해발 2000m 산지까지 이동을 하면서 버텼습니다. 비콘이라는 무선 장비를 가지고 있었지만, 그것을 켜지 않고 버틴 이유는 자기가 구조 요청 신호를 보내면, 아군만이 아니라 적군까지 그것을 잡아낼 수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다가 이제는 구조를 받기 위해 비콘을 켜고 신호를 보내야 하겠다고 결심을 했는데, 무엇이라고 보내야 하는지 그것이 또한 고민이었습니다. 너무 구체적으로 자기 정보를 말하면 아군만이 아니라, 이란군도 바로 알고 자신이 잡힐 수도 있고, 그렇다고 모호하게 보내면 아군도 알아채지 못할 수 있기에, 정말 고민스러웠던 것입니다.

그런데, 그 상황에서 그가 36시간 만에 보낸 구조 요청 신호는 놀랍게도 ‘God is good’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언뜻 생뚱맞아 보이지만, 이것은 엄청난 그의 신앙의 고백과 결단이 있었습니다. 정말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상황 속에서, 그는 하나님께 맡기는 마음으로, 하나님을 전적으로 신뢰하면서, 어쩌면 이 세상에서 마지막 남기는 그의 언어로 이 고백을 드리겠다고 결단하고, ‘God is good!’이라고 한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이것이 그를 살렸습니다. 이 신호가 왔을 때, 혹시 이것이 이란군에서 보낸 기만 신호일지 몰라 트럼프 대통령조차도 의심하고 있을 때, 그 장교를 잘 아는 사람들이 그가 정말 신실한 크리스천이기에 이것이 그 사람이 보낸 것이 맞다고 확인해주면서, 전적으로 구출 작전을 진행하고 극적으로 구출을 하게 된 것입니다.

그런데 이것이 다가 아니지요. 모든 참 신앙의 사람들의 신앙고백과 결단이 그러하듯이, 이것은 놀라운 역사를 일으켰습니다. 그의 구출이 온 세상의 모든 나라에서 뉴스거리가 되면서, 그의 그 메시지, ‘God is good!’이 온 세상 모든 나라 가운데 선포되었던 것입니다. 정말 놀랍고 감동스러운 이야기입니다.

God is good! 하나님은 선하시다! 그 하나님이 바로 우리 하나님이십니다.

귀한 신앙고백을 듣고 감동에 빠진, 유진소 목사

03/04/2026

부활의 증인들

2026년 부활주일을 맞으면서 가장 많이 생각하게 된 것이 ‘부활의 증인들’이라는 말입니다. 종려 주일에 마침 강해 설교의 본문이 부활장인 고린도전서 15장이어서, 그 말씀을 가지고 ‘부활의 증인들’이라는 제목으로 설교하면서부터 이 묵상은 시작되었습니다. 그러다가 지난 주간에 순장 지침서를 준비하는 중에, 거기에 나오는 도마의 이야기를 보면서 부활의 증인으로서 나 자신에 대한 아주 강렬한 자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전도사 시절에 벧엘성서연구라는 프로그램을 공부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그 프로그램의 학장은 루터교 목사인 지원상 목사님이셨습니다. 그런데 그분이 강의를 하면서 자신이 경험했던 이야기를 하는데, 그것이 아주 흥미로운 것이었습니다.

그분이 국제 목회자 회의에 참석하기 위하여 인도의 마드라스라는 도시에 갔는데, 거기에는 도마의 무덤 위에 세워진 성 도마 교회가 있었답니다. 그런데 그분이 그 교회의 지하에 부활하신 예수님의 옆구리에 넣었던 도마의 손가락이 보관되어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것을 보러 갔다는 것입니다. 전해오는 이야기인즉슨 도마가 인도에 복음 전하러 왔다가 순교하고 거기에 묻혔는데, 나중에 교회를 세우려고 무덤을 발굴해보니 다른 것은 다 썩었는데, 부활하신 예수님의 옆구리에 넣었던 도마의 그 손가락만은 썩지 않고 그대로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것을 성물로 보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때만 해도 여러 가지로 허술할 때여서, 지원상 목사님이 관리인에게 돈을 좀 주고, 보기만 해야 하는 그 손가락을 슬쩍 만졌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자신이 부활하신 주님의 몸을 만진 도마의 손가락을 만진 사람이라고 자랑을 하셔서, 그날 강의 후에 저는 가서 그 지원상 목사님의 손을 굳게 잡았습니다. 그러면서, 부활하신 주님의 몸을 만진 그 거룩한(?) 행렬에 동참을 했습니다.

그러니까, 오늘 예배 후에 저하고 악수하시는 분들은 역시 그 부활하신 주님의 몸을 만지는 거룩한 행렬에 동참하시는 것이 되는 것입니다. 이 무슨 황당한 소리인가? 하시겠지만, 네, 웃자고 하는 이야기입니다.

그 손가락이 진짜 부활하신 주님의 옆구리에 넣었던 도마의 손가락이라는 것도 확실하지 않지만(카톨릭의 수많은 성물 이야기처럼 그저 지어낸 것일 것입니다.), 설혹 그렇다고 해도, 그 손가락은 부활의 증인이 되는 것에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입니다. 그런데 하물며 그 손가락을 만진 사람의 손을 잡는 것이야 오죽하겠습니까?

그것보다 더 확실하게 도마와 연결되는 것은, 도마가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고 드렸던 그 고백, ‘나의 주님이시요 나의 하나님이시니이다.’라는 고백을 우리가 동일하게 드리고 있다는 것입니다. 동일한 그 신앙을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것이 어떤 것보다 강력한 부활의 증인들의 이야기인 것이지요. 왜냐하면, 우리 주님은 도마에게나 우리에게나 동일하게 그 신앙고백 가운데 살아계시니까요.

도마와 동일하게 부활의 증인 된 유진소 목사

28/03/2026

나귀를 타신 예수님

오늘은 종려 주일입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를 지시기 위하여 예루살렘에 입성하실 때에, 수 많은 사람들이 호산나를 외치며 종려나무 가지를 흔들면서 예수님을 맞이했던 것을 기념하는 그런 날입니다.

그런데, 저는 종려 주일을 맞을 때마다, 2016년 종려 주일에 주셨던 그 메시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날은 공교롭게도 제가 호산나교회에 와서 첫 주일 설교를 했던 날이었습니다. 그래서인지 너무나 강렬하게 메시지가 저를 사로잡았습니다. 듣는 성도들은 어땠는지 모르지만, 전하는 저에게는 잊을 수 없는 그런 말씀이었습니다. ‘나귀를 타신 예수님’이라는 말씀을 주시면서, 이 교회 성도들이 바로 이 모습이어야 한다는 예언적 감동을 주신 것입니다. 그러면서 그것은 이제 시작되는 호산나교회에서의 저의 목회의 꿈이고 목적이고 방향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매년 종려 주일을 맞을 때마다 이것을 다시 기억하지 않을 수 없었고, 딱 10년이 되는 올해는 더욱 기억하지 않을 수가 없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에 입성하시면서 굳이 나귀를 타신 것은, 단지 스가랴의 예언을 성취하시려고 하신 것이 아닙니다. 그렇다면, 이것은 좀 우스운 이야기이지요. 왜냐하면 스가랴도 예언 가운데 언급한 것처럼, 왕으로 입성하시면서 어린 나귀를 타고 들어가시는 것은 아무리 보아도 좀 우스꽝스러운 모습이거든요. 그럼에도 굳이 그것을 고집한 것은 거기에 모든 당신의 제자들에게 주시는 아주 강렬한 메시지가 있어서 그러신 것입니다.

그것은 ‘너희는 이 세상 가운데서 겸손하지만, 그러나 누구도 흔들 수 없는 권위가 있는 사람이다.’라는 메시지입니다. 삶의 모든 자리에서 그 모습은 겸손하지만, 때로 질병이나 가난과 같은 나귀를 타지만 그 중심은 결코 세상에 굴복하지 않는, 오히려 세상을 변화시키고 다스리는 권위가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이것은 단지 ‘외유내강’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것은 십자가 신앙입니다. 이것이 십자가를 지시기 위하여 예루살렘으로 들어가시는 우리 예수님의 모습이기에, 그 예수님을 닮고 따르는 것이기에, 이것은 단지 성품의 특성이 아니라 십자가 신앙인 것입니다.

세상 사람들은 누구를 막론하고 다 콤플렉스 덩어리입니다. 그래서 어느 방송의 이름 그대로 겸손하기가 힘든 것입니다. 자기 열등감과 자기 콤플렉스를 감추어야 하니까 그렇게 교만하고 잘난 척을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렇게 세상은 갈등하고 싸우고 시끄러운 것입니다.

그러나 신앙인은 나귀를 탄 예수님입니다. 메시아, 즉 왕이지만, 얼마든지 나귀를 탈 수 있습니다. 나귀를 탔지만, 그 권위와 존엄성이 조금도 손상되지 않는 그런 사람입니다. 겸손하면서도 권위를 가진 아름다운 그리스도인! 바로 그것입니다. 그리고 거기에는 스가랴의 예언대로 평화가 있는 것입니다.

이것이 호산나에서 첫 주일 설교를 하는 날에 제 마음속에 주님이 친히 그려주신 우리 호산나 성도들의 모습이었습니다.

종려 주일에 주신 메시지를 생각하면서, 유진소 목사

21/03/2026

신실하신 주님의 예언 메시지

며칠 전에 K 국제대학에 나가 있는 장로님으로부터 아주 반가운 메시지가 왔습니다. 그것은 작년에 이어서 2026년 올해도 우리 학교 출신의 학생들이 대한민국 정부 초청 장학생에 두 명이나 선발되었고, 또 해외 동포청년재단에서 대학원 석사과정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에도 우리 학교 출신 학생이 합격했다는 소식이었습니다.

세워진 지 몇 년 되지 않고, 수도에서 떨어진 외곽 도시에 있는 학교임에도, 더구나 이슬람 국가 가운데 기독교인들이 세운 학교라는 것을 다 아는데도, 이렇게 그 나라 전체에서 10명을 선발하는 장학생 가운데 20%를 우리 학교 학생들이 차지했다는 것은, 현지의 사정을 아는 모든 사람들이 하나님이 하셨다고 인정할 수밖에 없는 정말 감사한 일이었습니다. 더구나 감사한 것은 그 선발된 학생들이 장차 K 국제대학의 교수와 리더십이 될 것인데, 그들 대부분이 신앙이 아름다운 신실한 학생들이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번 소식에 제가 신실하신 하나님께 정말 감사했던 것은 제 마음에 살짝 어려움이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대학을 후원하는 성도들의 경제 사정들이 어려워지고, 거기에다가 달러 환율까지 오르면서 앞으로 어떻게 하나? 끝까지 우리가 감당할 수 있을까? 내가 은퇴를 하면서 이 사역이 중단되면 어떻게 하나? 등등의 부정적인 생각들이 저를 괴롭히고 있었는데, 이런 저의 영적인 상태를 아시고 좋으신 하나님이 이런 소식을 전해주신 것이었습니다.

예언이란 세워주고, 격려하고, 위로하는 것이라는 설교를 지난주에 나누었는데, 말씀 그대로 하나님은 이렇게 그곳에 나가서 헌신하고 있는 귀한 동역자를 통하여 제게 예언의 메시지를 보내신 것입니다.

그러면서 제게 떠오른 말씀은 “우리가 선을 행하되 낙심하지 말지니 포기하지 아니하면 때가 이르매 거두리라.”이었습니다. 작은 어려움에도 자꾸 흔들리고 포기하려고 하는 연약한 저를 부끄럽게 하는 말씀이고, 이 일을 통하여 반드시 아름다운 열매를 거두게 할 것이라고 격려하는 그런 말씀이기도 했습니다.

하나님은 우리 호산나교회에게 K 국제대학이라는 영광스러운 사역을 맡겨 주셨습니다. 때로 버겁고 때로 막막해도, 맡기신 주님을 신뢰하며 우리의 헌신을 올려드리면, 오병이어로 역사를 일으키셨던 주님의 그 아름다운 이야기가 그곳 실크로드 선상에서 역사의 한 페이지를 채우는 엄청난 일로 써질 것이라고 믿습니다.

결국 깨닫게 된 것은, 장로님의 그 메시지는 이런 믿음을 가지라고, 잘하고 있다고, 그렇게 저와 성도 여러분 모두에게 우리 주님이 직접 보내신 예언의 메시지였습니다.

우리 주님의 예언의 메시지를 받고, 유진소 목사

14/03/2026

아름다운 임직 이야기

오늘은 임직자를 세우기 위한 공동의회가 있는 날입니다. 그런데, 임직자를 세운다는 것, 이것은 교회를 위하여 일꾼을 뽑아 세울 수 있으니 참 복된 그런 것이지만, 동시에 우리 교회가 얼마나 성숙한 공동체인지를 드러내는 테스트이기도 한 것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금산교회 이야기를 성도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금산교회는 전라북도 김제에 있는 아주 오래된 교회입니다. 그래서 지금도 ㄱ자 한옥 교회의 모습이 유적지처럼 남아 있는 그런 교회입니다. 그런데 이 교회가 유명한 것은 단지 오래된 옛날 교회이어서가 아니라, 이 교회를 처음 세운 아름다운 신앙인들의 이야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금산교회를 세운 영수는 조덕삼이라는 분이었습니다. 이분은 그 지역에서 마방을 운영하는 아주 부유하고 영향력이 있는 그런 분이었는데, 테이트 선교사의 전도를 받고 예수를 믿으면서, 1904년에 자신의 집에서 교회를 시작하게 된 것입니다. 그런데 이분이 처음 복음을 받아드릴 때, 혼자만 믿은 것이 아니라 자기 집에서 머슴으로 일하는 이자익이라는 청년도 함께 복음을 받아들이도록 했습니다. 경상도 남해 출신으로 일찍 고아가 되어 너무 배가 고픈 나머지 전라도까지 와서 17살부터 이 집에서 머슴으로 일을 하고 있었던 그가, 주인인 조덕삼이 예수를 믿을 때 함께 믿게 되고, 세례도 함께 받고 집사 직분도 함께 받으면서 금산교회를 함께 섬기게 된 것입니다.

그런데, 교회가 세워진 후 4년이 된 1908년에 그 교회를 목회할 장로를 세우는 일이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당연히 조덕삼이 장로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교인들이 투표를 하고 보니 이자익이 장로로 피택이 된 것입니다. 정말 모두가 순간 너무 당황하고 두려움에 잡혔습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조덕삼은 주인이고 이자익은 머슴이었으니까요. 거기에다가 금산교회를 세우는 모든 주된 역할은 조덕삼이 했고, 나이도 조덕삼이 15살이나 더 많았으니까요. 그리고 신앙이나 인품에 있어서도 정말 본이 되는 분이었기에, 그런 조덕삼이 아니라 이자익이 장로로 피택된 것은 뽑은 금산교회 교인들조차도 충격이 되는 엄청난 사건이고 교회가 시험에 들 위기였던 것입니다.

그런데 이때 조덕삼 영수가 정말 엄청난 신앙의 아름다움을 드러냅니다. 이런 분이 우리의 신앙 선배라는 것이 너무나 자랑스러운 그런 모습입니다. 조덕삼 영수는 그 결과를 받아들이고 사람들 앞에 서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 금산교회 교인들은 참으로 훌륭한 일을 해냈습니다. 저희 집에서 일하고 있는 이자익 영수는 저보다 신앙의 열의가 대단합니다. 참으로 감사합니다. 나는 하나님의 뜻을 겸허히 받아들여 이자익 장로를 잘 받들고 더욱 교회를 잘 섬기겠습니다.”

말만 그렇게 한 것이 아니라, 그 후 매 예배 때마다 가장 앞자리에 앉아 이자익 장로가 설교하는 것을 열심히 듣고 신앙생활을 했을 뿐 아니라, 이자익 장로를 평양신학교에 보내어 공부하게 하고, 목사가 되어 금산교회를 목회할 때, 자신은 장로로 끝까지 함께 교회를 섬겼던 것입니다.

더 이상 아름다울 수 없습니다. 더 이상 감동적일 수 없습니다. 참 신앙과 진짜 교회의 모습을 드러낸 아름다운 이야기입니다.

너무 아름다운 신앙의 모습에 감동하면서, 유진소 목사

07/03/2026

신앙으로 아름다운 성도들

지난 주간에 ANC 창립 30주년 집회를 인도하면서 참 행복했습니다. 말씀을 전하고 말씀의 은혜를 함께 나눈 것도 행복했고, 오랜만에 성도들을 만나 교제한 것도 정말 행복했지만, 무엇보다 행복했던 것은 신앙으로 아름다운 성도들의 삶을 보는 것이었습니다. 많은 성도들이 여러 가지로 쉽지 않은 환경 속에서 신앙으로 그 삶의 존귀함을 지키며 아름답게 살고 있었고, 그것은 정말 저를 감동하게 하고 행복하게 했습니다.



그중에 하나, 정말 저를 울컥하게 했던 것이 있었습니다. 금요일 저녁에 집회를 하려고 예배당 로비로 걸어가다가, 모자를 쓴 여자 성도분과 딱 마주쳤습니다. 그러자 그 성도님이 저를 보고 너무 반가워하면서 ‘목사님, 이렇게 뵈니 너무 감사합니다.’ 그러면서, 자기를 아시겠냐고? 자기가 항암치료 때문에 이렇게 모자를 쓰고 있어서 누구인지 못 알아볼 텐데, 자기가 누구라고 이름을 말씀하시는데, 제가 적잖이 충격을 받았습니다. 왜냐하면, 그 성도님은 외모가 출중한 분이셨거든요. 너무 아름다운 그런 분이었는데, 항암치료를 하면서 머리도 빠지고 여러 가지로 힘든 모습이었습니다. 제가 쉽게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그래도 뒤로 숨지 않고, 모자 쓰고 마스크 쓰고 열심히 예배드리고 은혜의 자리에 빠지지 않고 계셨던 것입니다.



솔직히 외모가 뛰어난 사람일수록 이렇게 병으로 그 아름다움을 잃어버리게 되면, 더 힘들어하고 좌절하게 됩니다. 그래서 사람을 피해서 숨고, 혼자 고통하게 되는 것이지요.



그런데 그 성도님은 그렇게 숨지 않으셨습니다. 그런 모든 부끄러움을 감수하면서, 예배의 자리에 나오고 계셨던 것이지요. 그 고통을 이길 수 있는 길은 오직 하나님 한 분뿐이라고 믿기에… 그 사모함과 간절함이 너무 귀해서, 그 모습이 너무 아름다워서 ‘집사님, 여전히 아름다우시네요.’라고 말했더니, ‘감사해요.’라고 대답하는 순간, 그 성도님의 눈가에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그런데, 제가 결코 빈 인사를 한 것이 아닙니다. 진짜 아름다웠으니까요. 그 간절함이, 그 열심이, 그 신앙이 말입니다.



성도의 신앙의 아름다움은 죄를 이기는 모습입니다. 주저앉아야 할 사람이 신앙으로 일어서서, 마귀의 온갖 공격을 오히려 하나님 앞에 더 가까이 가는 계기로 만들어 버릴 때, 그 아름다움은 절정을 이루는 것입니다.



그리고 둘러보니, 신앙으로 아름다운 성도들이 참 많이 있었습니다. 우리 호산나교회 가운데도 신앙으로 아름다운 성도들이 참 많습니다. 그리고 그 신앙으로 아름다운 성도를 보는 것은 우리를 정말 행복하게 합니다. 아름다운 것이 우리를 행복하게 한다면, 그중에 가장 감동적인 것은 신앙으로 아름다운 성도들입니다.





신앙으로 아름다운 성도로 인하여 행복한 유진소 목사

28/02/2026

멍청함 가운데 받은 하나님의 세밀한 은혜

저는 지금 ANC 온누리교회에서 집회를 하고 있습니다. 집회에 대한 부담이 많지만, 성도님들의 막강한 기도 지원 덕분에 잘 감당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어떻게 지내고 있나 궁금하실 것 같아서 이곳에 도착해서 경험한, 좀 계면쩍기는 하지만 은혜받은 이야기를 하나 전해 드립니다.

지난 월요일에 이곳에 도착해서, 교회에서 준비해 준 Airbnb 숙소에서 첫날 잠을 자면서 있었던 이야기입니다. 장거리 여행을 한 후여서 시차에도 불구하고 잠이 들었는데, 너무 피곤하기도 했고, 무엇보다 이맘때의 LA 날씨가 밤에는 상당히 쌀쌀하다는 것을 그새 잊어버려서, 히터를 틀지 않고 그대로 잠이 들었는데 너무 추웠습니다. 그런데 히터를 켜고 싶었지만, Airbnb 숙소에서 자는 것이 익숙하지 않다가 보니 어떻게 켜야 할지도 모르겠고, 또 히터를 켜다가 잠이 다 깰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그저 옷을 껴입고 다시 침대로 들어갔지만, 여전히 추웠습니다.

추위에 떨며 밤을 지내는 것이 참 힘든데, 더 힘든 것은 우리가 어떻게 이렇게 멍청할 수 있는가? 싶은 것이었습니다. 이렇게 오래 살았던 곳에 와서 단순한 것조차 그새 잊어버려서 제대로 조치를 하지 않고, 이렇게 고생을 하다니... 정말 우리의 이 아메바 말미잘 급의 멍청함에 한심할 뿐이었습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우리 부부는 정말 오랜만에 서로를 부둥켜안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저 서로 안아주는 정도가 아니라 필사적으로 끌어안았던 것입니다. 그러면서 놀랍게도, 혼자가 아니라는 것에 너무 감사하면서, 잊었던 부부의 소중함에 대하여 다시 생각하며 회개하게 되었습니다.

솔직히 오는 동안 아내가 이런저런 불평을 하기에, 제가 속으로 괜히 데리고 왔다, 평생 도움이 안 된다는 생각을 했었거든요. 그런데 하나님은 이 멍청함으로 당하게 된 고난(?)으로 인하여 아내를 부둥켜안고 있는 제게, ‘이래도 도움이 안 되니?’라고 물으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아닙니다. 아내가 함께 있어서 정말, 절대적으로 도움이 됩니다.’라고 회개를 하면서도, 피곤해서 그냥 잠이 들었습니다.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나면서, 우리 부부 사이는 더 좋아졌습니다. 그동안 나쁜 것은 아니었지만, 서로에 대한 따뜻한 감동은 많이 실종되었었는데, 서로를 소중하게 여기는 마음이 지난 밤 추위 속에서 많이 되살아 난 것입니다. 우리 부부를 향한 하나님의 아주 세밀하고 섬세하신 은혜가 우리의 멍청함 가운데 역사하셨던 것이지요.

우리는 정말 우리 옆에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어려움을 당할 때까지는 잘 모르는 것 같습니다. 당연하니까 자각하지 못하고, 그래서 감사도 잃어버린 채 느낌 없이 사는 것이지요. 그 소중한 진리를 다시 한번 깨닫게 된 약간 민망한 체험이었습니다.

곁에 있는 사람의 소중함을 새삼 깨달은 유진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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